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Yeomillak 2025

여민락-2025

싱글 채널 영상, 프로젝션 설치, 몰입형 사운드 디스플레이, 12분30초

5:4 영상비율, 공간에 따른 가변 사이즈

연세대학교 백주년기념관 콘서트홀 Yonsei University Centennial Hall

작가 노트

작업 컨셉

춤은 사라진다. 사라지는 것을 기억하기 위해 춤을 데이터화 한다. 데이터로 기록된 춤은 이미 사라진 춤과 다른 생명력을 가진다.

작업 배경

음악은 일상에서 매우 유용하게 자리 잡고 있다. 하지만 춤은 문화적 배경에 따라 다르겠지만, 일상의 일부로 자리 잡지 못하고 있다. 춤은 다양한 음악을 쉽게 접할 수 있는 환경과 달리, 특정 공간이나 장소를 통해서만 경험할 수 있다. 온라인에서 쉽게 접할 수 있는 춤의 세계가 있다고 해도, 춤의 에너지나 진정성을 제대로 향유하기에는 여전히 아쉬운 환경이다.

일상에서 춤을 즐긴다는 것은 무엇일까? 클럽에 가서 춤을 추는 것일까? 댄스홀에서 거울을 보며 춤을 연습하는 것일까? 춤출 수 있는 파티에 참석하는 것일까? 집에서 혼자 추는 것일까? 아니면 온라인 영상을 보며 커버댄스를 따라 해보는 것일까? 이런 생각을 하다 보면 또 다른 질문들이 떠오른다. 내가 생각하는 춤은 무엇일까? 어떤 춤을 일상에서 즐기고 싶은 걸까? 춤을 일상에서 즐길 수는 있을까? 그냥 혼자서 마음껏 추는 것이 바로 일상 속 춤이 아닐까? 내가 마음대로 추는 춤은 과연 어떤 춤일까?

나는 문득 뮤직박스 같은 춤추는 상자(Dancing Box)를 상상해 보았다. 춤추는 상자! 내가 좋아하는 음악이나 소리, 나의 기분이나 감정 상태를 말하면 춤을 추천해주는 그런 춤추는 상자가 있으면 어떨까 하는, 그야말로 나의 상상 속 이야기다. 아마도 춤의 즐거움을 모르는 사람들에게는 별로 흥미롭지 않은 제품일 것이다. 그러나 춤추는 상자를 활용해 스트레칭과 건강을 함께 챙길 수 있다면… 혹시 누군가가 개발해주지 않을까 하는 희망을 가져본다.

작품 내용

<여민락-2025>는 춤을 일상 속에서 즐기기 위해 ‘춤추는 상자’를 하나 만들어보자는 상상에서 출발했다. ‘춤추러 오세요’라는 컨셉으로 작동하는 ‘춤추는 상자!’ 이 상자에는 수많은 춤이 저장되어 있겠지만, 우선 나를 위한 스트레칭을 겸한 춤을 불러내려고 한다.

춤추는 상자의 첫 번째 춤은 <여민락-2018p> 전시에서 선보인 퍼포먼스의 ‘움직임 데이터’를 기반으로 제작되었다. 당시 전시에서의 퍼포먼스는 궁중음악 여민락을 내 일상 속에서 향유하기 위해, 여민락 음악에 맞춘 매우 느리고 유려한 움직임을 만들었다. 그 움직임은 느린 음악이 이끄는 긴 호흡에 따라 내 몸을 느끼고, 스트레칭을 통해 유연성과 균형감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려는 일상적 실천이었다.

이번에 작업한 <여민락-2025>는 2018년 버전과 달리, 여민락 음원을 그대로 사용하지 않았다. ‘춤추는 상자’가 출시될 미래 시점의 기술적 진화를 상상하며, 새로운 공간감을 연출할 수 있는 음원에 기존의 움직임을 맞추었다. 움직임은 2018년 안무와 마찬가지로 궁중 정재에서 자주 등장하는 손을 모으는 염수, 팔을 들어 올리는 거수, 팔을 둥글게 휘두르는 팔수이무를 차용한 것이다.

춤추는 상자에서 튀어나오는 캐릭터는 움직임의 에너지를 상기시킬 수 있도록 추상적으로 표현했다. 이는 인간의 몸이 구체적으로 형상화될 때 사라질 수 있는 움직임의 질감을 직관적으로 포착하기 위한 설정이다.

캐릭터를 추상적으로 표현하기 위해 나는 입자 효과를 선택했다. 시각적으로 신선한 선택은 아니지만, 내 몸이 기억하는 한국 춤의 에너지를 표현하기에는 입자 효과가 가장 직관적이고 효과적일 것이라 생각한다. 내가 이해하는 한국 춤은 한 동작의 완성만큼이나 동작과 동작 사이의 흐름이 중요하다. 어떤 경우에는 동작이 완성되기도 전에 다음 동작으로 이어지며, 완결된 동작보다는 흐름에 더 집중하기도 한다. 이러한 한국 춤의 묘미를 추상적으로 표현한 캐릭터가 입자 효과를 통해 보여 진다면, 한국 춤을 기반으로 만든 이 안무가 가진 에너지의 흐름과 증폭을 몰입형 음향 환경에서 온전히 경험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따라서 영상 작업에서 카메라는 거의 고정시키고, 입자 효과의 입자 수와 방향, 생명 주기 등의 입력 값 변수를 최소한으로 조정하려 했다. 이와 달리 음원은 몰입형 사운드 환경을 경험할 수 있는 음악과 공간감 연출을 위한 음향 효과를 극대화하려 했다. 

정말 이런 ‘춤추는 상자’를 내 방에 하나 둘 수 있다면, 오늘 아침 나는 어떤 춤으로 하루를 시작할까?

Artist: 김효진

Credits

  • Concept & Storyboard: 김효진 ㅣ Choreography & Dance: 김효진
  • Music: 문수영
  • Motion Capture Filming: ㈜메타디오 모션캡처 스튜디오
  • Particle Video Production (from Motion Capture Data): ㈜디에스피엔유
  • Immersive Sound System: 이수용
  • Storyboard Drawing: 임희수
  • Motion Capture & Particle Video Advisor: 현승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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