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민락-2020
TV모니터 멀티디스플레이, 멀티채널 비디오. 사운드설치
338×603×15cm
예술의전당 서예박물관 Seoul Calligraphy Art Museum
작품설명
굳은살이 박이도록 춤을 춰도 끝내 침묵하고 있는 발이 무슨 말을 하고 있는지에 귀 기울인 작품이 <여민락 – 2020) 이다. 무용가 김효진은 춤을 출 때 가장 고생하는 것이 온몸의 무게를 견디는 발이라 여겼고, 그 발은 세종대왕이 애틋하게 여긴 백성으로까지 치환된다. 김효진은 이처럼 조선 전기 궁중의 춤인 <여민락興民樂- 2020)을 오늘날 일상에서 즐기고 있는 작가 자신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특히 유려한 움직임을 지탱하는 발에 집중한다. 더욱더 숨 쉬는 온몸을 떠받치는 발 디딤의 무게에 집중하고, 발의 무게가 남긴 흔적에 집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민락與民樂을 다시 읽는다. ‘여민락興民樂’은 말 그대로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이다. <여민락與民樂>은 <봉래의鳳來儀)의 한 부분으로 세종이 태조太祖의 창업 공덕을 기리고자 친히 지은 춤이다. <용비어천가>를 노래가사로 하는데 전인자前引子·진구호進口號·여민락與民樂·지화평致和平·취풍형醉豊亨·후인자後引子·퇴구호退口號로 구성된다.
세종대왕이 작곡한 음악 ‘여민락興民樂’은 말 그대로 백성과 함께 즐긴다는 뜻이다. 무용가 김효진은 춤을 출 때 가장 고생하는 것이 온몸의 무게를 견디는 발이라 여겼고, 그 발을 세종대왕이 애틋하게 여긴 백성으로 상상한 뒤 ‘발의 춤’ 으로 형상화했다.
< ㄱ의 순간 > 전시 도록 중에서
전시정보
조선일보사와 예술의전당이 공동 주최한 조선일보 100주년 한글특별전 <ㄱ의 순간>(2020.11.12~2021.02.28) 에 전시한 작품이다. 삼성전자의 TV 모니터 지원으로 제작되었다.
아티스트: 김효진
스텝
컨셉, 안무, 춤: 김효진
8K촬영감독: 제창규
카메라 오퍼레이터: 김치성
조명: 김길자
그립: 윤진식
촬영조수: 강주희
8k영상편집: 손시율
기술감독: 박영효
사운드디자인: 문수영
사운드시스템:이수용
작가노트
보고 듣고 말하고 쓰고 읽는 즐거움에 더하여 몸을 움직이는 즐거움이 있다. 움직임은 스스로 움직일 때 가장 밀도 높은 쾌감이 있겠지만 움직임을 보는 즐거움 또한 적지 않다. 그러나 움직임을 읽는 순간, 움직임에 대해 쓰는 순간, 움직임에 대해 말하는 순간 움직임은 사라진다. 움직임을 구체적으로 말하고 쓰고 읽을수록 화자와 필자와 독자만 있다.
몸의 움직임에 리듬을 얹어 흔들거리는 것은 나의 가장 오래된 습관이다. 오래된 습관이 질척거리는 골칫덩어리가 되지 않으려면, 그것이 의미 있는 일상을 만드는데 일조하면 된다. 의미 있는 것이 반드시 즐거운 것은 아니지만 그것이 몸의 움직임이라면 적어도 얹혀진 리듬을 타는 쾌감은 있다.
전작 <여민락-2018p>는 나의 일상에서 여민락을 즐기기 위한 실천이었다. 1장단이 20박이 되는 매우 느린 곡에 맞춰 숨쉬기를 함으로써 일상에서 멀어진 궁중음악 여민락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이 숨쉬기가 온 몸에 퍼져나갈 수 있도록 궁중정재에서 자주 등장하는 염수(斂手) 거수(擧手) 팔수이무(八水而舞)를 차용한 움직임을 만들었다.
<여민락(與民樂)-2020>는 일상에서 여민락을 즐기는 나의 움직임에 집중한다. 유려한 움직임을 지탱하는 발에 집중한다. 숨 쉬는 온 몸을 떠받치는 발 디딤의 무게에 집중한다. 그리고 발의 무게가 남긴 흔적에 집중한다. 그렇게 함으로써 여민락(與民樂)을 다시 읽는다.
움직임이 사라지는 찰나이다.














